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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사경과 조선 불화, 일본에서 돌아오다

마스터지 2025. 7. 15.

700년 만에 귀환한 불교 예술의 정수, 고려 사경과 조선 불화

 

2025년 7월, 한국 문화유산의 역사적인 귀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고려시대의 사경(寫經)과 조선 전기의 시왕도(十王圖)가 일본에서 국내로 환수되며, 한국 불교미술사의 공백을 메우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번 환수는 단순한 문화재의 귀환을 넘어, 신앙, 예술, 역사, 정체성 회복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가 맞물린 문화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려 사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의 귀환

 

유물 개요

  • 제작 시기: 1334년(고려 후기)
  • 형태: 감지(짙은 남색 종이)에 금니(金泥)로 필사
  • 길이: 펼쳤을 때 약 10.9m
  • 내용: ‘대방광불화엄경’ 80권 중 22권

이 사경은 지난해 10월 일본 개인 소장자가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존재가 알려졌고,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복권기금을 통해 한국 정부가 정식으로 구매해 환수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 고려 사경은 신앙과 예술이 융합된 최고급 불교 미술품입니다.
  • 금니, 은니로 정교하게 장식된 글씨와 **변상도(佛敎圖)**까지 함께 구성
  • 현재 국내외에 고려·조선 사경은 약 150여 건만 남아 있어 극히 희귀
“고려 불교 예술의 정수이자, 한지 위에 새긴 신앙의 예술품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국가유산청)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국가유산청)

조선 전기 시왕도 10폭 완질, 국내 첫 환수

 

유물 개요

  • 제작 시기: 15세기 조선 전기
  • 형태: 시왕도 10폭 완질
  • 내용: 저승에서 망자를 심판하는 열 명의 시왕과 극락왕생 장면

특히 이번 환수 유물은 ‘완질(完帙)’ 상태의 시왕도로,
국내에서는 첫 번째 사례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일본의 한 사찰 소장본과 더불어 단 두 점만 존재합니다.

도상적 특징과 희귀성

  • 염라대왕, 지옥벌, 고발장 든 새, 죄를 비추는 거울 등 극적인 장면 묘사
  • ‘연화화생(蓮華化生)’ 사상이 지옥 장면에 최초로 등장한 사례
  • “죄를 뉘우치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다”는 불교의 자비 사상 반영
“지옥에도 희망이 있다는 동아시아 불화 중 가장 극적인 메시지를 전한 작품”

환수의 문화적 의미

 

왜 문화재 환수가 중요한가?

  • 국민의 자존감 회복: 조국을 떠난 문화유산의 귀환은 민족 정체성의 회복
  • 문화영토 확장: 해외 소장품이 우리 역사와 예술의 공백을 메움
  • 학술·전시 활용: 향후 연구, 교육, 전시로 대중과 소통하는 문화재로 재탄생

공개 전시

  • 2025년 7월 8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식 공개
  • 향후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등 순회 전시 및 학술 연구 예정

 

정리하면

 

구분 환수 유물 주요 특징
고려 사경 감지금니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22 금니 필사, 10.9m, 불경 중 최고급 작품
조선 불화 시왕도 10폭 완질 국내 첫 완질 환수, 지옥 도상 최초 연화화생 표현
 

불교미술사의 공백을 메우다

 

이번 고려 사경과 조선 시왕도의 귀환은 단순한 유물 복귀를 넘어서 한국 불교미술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사건입니다.
우리가 잃어버렸던 한 장의 경전, 한 폭의 그림이 700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유물들은 단지 과거가 아닌, 앞으로 우리가 지켜가야 할 미래 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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