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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는 어떻게 북미 대륙 옆에서 덴마크령이 되었을까?

마스터지 2026. 1. 19.

세계에서 가장 큰 섬, 그 주인은 왜 멀리 떨어진 유럽인가?

 

최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그린란드 관세 논란'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지도를 보면 그린란드는 분명 북미 대륙(캐나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데, 정작 주인은 바다 건너 저 멀리 있는 유럽의 소국 덴마크이기 때문이죠.

미국이 끊임없이 "돈 줄게, 땅 팔아라"라고 제안하고, 덴마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맞서는 이 기묘한 상황의 뿌리는 약 1,000년 전 바이킹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늘은 상식으로 알아두면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딱 좋은 그린란드의 덴마크령 편입 역사를 아주 쉽게 정리해 드릴게요.

1. 시작은 바이킹의 '부동산 사기'? 에리크 더 레드의 정착

 

그린란드 역사의 시작에는 '붉은 머리 에리크(Erik the Red)'라는 전설적인 바이킹이 있습니다.

  • 추방당한 바이킹: 아이슬란드에서 살인 사건을 저질러 추방당한 에리크는 서쪽으로 항해하다 거대한 섬을 발견합니다.
  • 마케팅의 귀재: 그는 이 척박하고 얼음뿐인 땅에 정착민을 모으기 위해 '초록색 땅(Greenland)'이라는 매력적인 이름을 붙였습니다. 일종의 부동산 마케팅이었죠.
  • 노르웨이의 영향권: 초기 정착민들은 대부분 노르웨이계 바이킹이었고, 자연스럽게 그린란드는 노르웨이 국왕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됩니다.

2. 덴마크-노르웨이 연합과 운명의 '칼마르 동맹'

 

여기서부터 덴마크가 등장합니다. 원래 그린란드는 노르웨이 땅이었는데, 유럽의 복잡한 왕실 결혼과 동맹이 역사를 바꿉니다.

칼마르 동맹(Kalmar Union)의 탄생

1397년,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세 나라가 한 명의 군주를 모시는 '칼마르 동맹'을 맺습니다. 이때 동맹의 주도권을 잡은 나라가 바로 덴마크였습니다.

  • 권력의 이동: 노르웨이가 덴마크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면서, 노르웨이의 식민지였던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에 대한 통치권도 자연스럽게 덴마크 왕실로 넘어갔습니다.
  • 연합왕국의 유지: 이후 1523년 스웨덴은 탈퇴했지만,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약 400년 동안 '덴마크-노르웨이 연합왕국'을 유지하며 한 몸처럼 지냈습니다.

 

3. 킬(Kiel) 조약: 노르웨이는 잃었지만 그린란드는 챙긴 덴마크

 

그린란드가 완전히 덴마크의 '단독' 소유가 된 결정적인 계기는 1814년 나폴레옹 전쟁 이후 체결된 '킬 조약'입니다.

  • 패전의 대가: 나폴레옹 편에 섰던 덴마크는 전쟁에서 패배했고, 승전국 측인 스웨덴에 노르웨이 영토를 넘겨주어야 했습니다.
  • 신의 한 수(독소 조항): 이때 조약을 체결하며 덴마크는 노르웨이 본토는 넘겨주면서도, 노르웨이의 속령이었던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는 덴마크 소유로 남긴다는 조항을 관철시킵니다.
  • 결과: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넘어갔지만, 그린란드는 덴마크에 남게 된 것이죠. 훗날 노르웨이가 독립한 후 "우리 땅 돌려달라"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까지 했지만, 결국 1933년 덴마크의 승소로 확정되었습니다.

 

4. 현대의 그린란드: 단순한 식민지가 아닌 '자치령'

 

현재 그린란드는 과거와 같은 강압적인 식민지가 아닙니다.

  • 자치권 확대: 1979년 홈룰(Home Rule)을 도입했고, 2009년에는 자기 결정법을 통해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행정권, 사법권, 자원 채굴권을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행사하고 있습니다.
  • 덴마크의 지원: 덴마크는 매년 그린란드 예산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 독립의 딜레마: 그린란드 주민들 사이에서도 독립의 목소리가 높지만, 덴마크의 경제적 지원 없이 자립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 중입니다.

 

왜 지금 이 역사가 중요한가?

 

그린란드는 단순한 땅덩어리가 아닙니다.

  • 희토류 및 자원: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희토류가 대량 매장되어 있어 테크 기업들에게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 데이터 센터 가용성: 추운 기후는 거대 서버를 운영하는 데이터 센터의 냉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 지정학적 리스크: 트럼프가 관세까지 동원해 압박하는 이유는 북극항로 점유와 중국/러시아 견제라는 '라이프스타일의 안보화' 때문입니다.

바이킹이 발견하고 덴마크가 지켜낸 '기회의 땅'


결론적으로 그린란드는 노르웨이의 식민지로 시작했으나, 덴마크와의 연합왕국 시대를 거쳐 조약상의 허점을 이용해 덴마크령으로 확정된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관세 폭탄까지 던지며 탐내는 그린란드, 여러분은 덴마크가 결국 이 거대한 섬을 미국에 팔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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