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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에 걸쳐 쌓은 신라의 전략 요새, 삼년산성

마스터지 2025. 8. 17.

군사적, 교통적, 정치적 요충지 , 삼년산성의 모든 것

 

 

충청북도 보은군 보은읍에 위치한 삼년산성(三年山城).
이 산성의 이름만 들어도 특이하다고 느껴지시나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축성에 무려 3년이 걸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삼년산성’입니다. 하지만 이 산성은 단순히 오랜 공사 끝에 세워진 건축물이 아닙니다. 신라의 군사 전략, 삼국통일 전쟁의 중심지, 그리고 천 년의 역사를 지켜본 요새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는 실로 대단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삼년산성의 역사, 구조적 특징, 고고학적 가치까지 깊이 있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삼년산성은 어떤 곳일까?

 

  • 위치: 충청북도 보은군 보은읍
  • 축성 시기: 신라 자비마립간 13년(470년)에 시작, 소지마립간 8년(486년)에 보수
  • 이름 유래: 『삼국사기』에 따르면, 공사에 3년이 걸려 ‘삼년산성’이라 명명됨

신라 시대에 축조된 이 석축 산성은 군사적, 교통적, 정치적 요충지로 활용되었으며, 통일신라 이후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유지·보수되며 역사적 흐름 속에 존재해왔습니다.

 

역사 속 삼년산성의 전략적 의미

 

1. 신라의 북방 진출 기지

삼년산성은 소백산맥을 넘어 금강과 남한강 수계로 진출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즉, 신라가 북방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데 있어 핵심 거점이었던 셈입니다.

2. 삼국통일 전쟁의 중심 무대

660년, 당나라 사신 왕문도가 신라 태종무열왕에게 조서를 전달한 장소가 바로 이 삼년산성이었습니다.
이는 삼년산성이 신라 중앙과 외교 사절 간 주요 소통 장소로도 기능했다는 증거입니다.

3. 후삼국시대 격전지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군과 전투를 벌였던 곳이기도 하며, 군사적 전략 요지로서의 역할은 삼국 시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4.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중요 유적

『세종실록지리지』와 같은 조선의 역사 기록에서도 삼년산성은 계속 등장합니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공식적으로 언급되며, 그 존재감은 끊임없이 확인되어 왔습니다.

 

삼년산성의 구조적 특징

 

성벽의 규모와 특징

  • 둘레: 약 1,680~1,800m
  • 높이: 최고 22m
  • : 8~10m에 달하는 웅장한 석성

축성 방식은 한 층은 가로, 한 층은 세로로 납작한 돌을 교차해 쌓는 독특한 기법으로, 견고함과 미적 구조를 동시에 갖췄습니다.

성문과 내부 유구

  • 성문: 동서남북 4곳
  • 내부 구조물: 건물터, 연못터, 우물터, 반원형 치성, 배수용 수구 등
    → 당시 성 내 생활 및 군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보여줍니다.

고분군과 각자의 역사적 가치

 

대규모 고분군

산성 인근에는 1,700여 기에 달하는 고분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는 귀족 혹은 고위 군사층의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 삼년산성이 단순한 군사시설이 아닌, 복합적인 정치·문화 공간이었음을 시사합니다.

바위에 새긴 글씨, 각자(刻字)

산성 주변의 바위에는 옛 문인들의 각자(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일부는 김생(신라 후기의 명필)의 글씨체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예술사적 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삼년산성의 학술적 가치

 

  • 한국 고대 축성법의 표본: 정확한 축성과 수리 시점 기록, 독창적인 축조법 등
  • 다양한 역사 속 활용 사례: 신라, 고려, 조선까지 이어진 유서 깊은 활용사
  • 보존과 연구 가치: 현재도 활발히 발굴·연구가 진행 중이며,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도 활용

삼년산성은 단순한 돌더미가 아니라, 한국 고대사와 건축사, 군사사, 문화사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 역사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삼년산성, 지금 왜 주목받는가?

 

최근 삼년산성은 보은군의 대표 문화유산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으며, 보존 사업과 함께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산성과 함께 인근의 고분군, 각자유적, 다산길 등 산책 및 문화체험 코스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어 역사교육과 힐링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천 년을 넘나든 전략 요새, 삼년산성을 걷다

 

470년부터 이어진 삼년산성의 역사는 곧 신라와 한국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군사적 요충지에서 외교, 문화, 그리고 후대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현장이자, 오늘날에는 우리에게 선조들의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충청북도 보은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삼년산성은 반드시 들러야 할 역사 명소입니다.
웅장한 석벽을 따라 걷다 보면, 천 년 전 신라의 숨결이 들려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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