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원에 산 문서가 300억 원? 하버드 도서관에서 발견된 진짜 마그나카르타
하버드 도서관에서 발견된 마그나카르타 이야기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도서관에서 보관 중이던 오래된 문서 한 장이, 무려 700년이 넘는 세월을 견딘 ‘진짜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 사본으로 밝혀졌습니다. 20세기 초 단돈 27달러, 요즘 돈으로 약 3만 7천 원에 구입된 이 문서는, 현재 2천만 달러(약 3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 놀라운 발견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헌법사와 인권사에서 획기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 문서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그리고 세계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지금부터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마그나카르타란 무엇인가?
먼저 ‘마그나카르타’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겠죠.
- 마그나카르타(Magna Carta), 한글로는 ‘대헌장’이라 불리는 이 문서는 1215년 영국 존 왕(John King)이 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서명한 영국 헌법의 시초라 할 수 있습니다.
- “왕도 법 아래에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최초로 명시하면서, 근대 민주주의와 인권 사상의 초석으로 평가받습니다.
- 이후 수차례 개정과 복사가 이루어졌으며, 현존하는 1215년 원본은 4개뿐입니다.
3만 원짜리 문서, 어떻게 ‘진품’임이 밝혀졌을까?
이 역사적인 문서는 하버드 로스쿨 도서관의 디지털 아카이브에 조용히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HLS MS 172'라는 문서번호를 가진 이 문서는, 도서관 기록상으로는 1327년 제작된 사본으로 분류돼 있었죠.
▶ 발견의 주인공은 영국 중세사 전문가 데이비드 카펜터 교수
2023년 12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데이비드 카펜터 교수는 이 문서의 디지털 사진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고, 문서의 서체와 용어, 배치를 분석한 순간 진품일 가능성을 직감했다고 전했습니다.
▶ 1년 간의 정밀 분석
-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 니컬러스 빈센트 교수와 함께, 자외선 촬영, 분광 이미징, 문서 비교 분석 등을 통해 본격적인 진위 감정에 착수했습니다.
-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문서는 1300년 영국 에드워드 1세가 발행한 진짜 마그나카르타 판본 중 하나로 확인됐습니다.
- 기존에는 1300년 판본이 6개만 남아있다고 알려졌는데, 이번 발견으로 7개로 늘어난 셈입니다.
27달러가 300억 원이 되는 마법
하버드대 로스쿨 도서관이 이 문서를 구입한 시기는 약 80년 전, 가격은 단돈 27달러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 문서는 단순한 사본으로 취급되었기에 그 가치를 인지하지 못한 채 보관만 되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 희귀성 + 역사성 + 진품 인증의 삼박자가 갖춰지면서 이 문서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소 수백만 달러, 최대 2천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역사적 가치와 세계적 반향
왜 이 문서는 그렇게 중요한가?
- 마그나카르타는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세계 헌법사의 근간을 이룬 핵심 자료입니다.
- 미국 헌법과 독립선언문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에도 법치주의와 인권의 상징으로 널리 인용됩니다.
전문가들의 반응
- 카펜터 교수는 “세계 헌법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중 하나를 우리가 이제야 알아챈 것이 놀랍다”며 그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 학계는 이 발견을 “디지털 아카이브와 국제 협력의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하버드 도서관과 디지털 아카이브의 위력
이번 사건은 단지 문서의 가치를 넘어, 디지털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도서관이 자료를 온라인에 공개한 덕분에 지리적으로 떨어진 학자가 진품 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고,
- 1년 간의 협력과 기술적 검증을 통해 역사적으로 엄청난 발견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전 세계 수많은 미확인 문서와 유물들이 재조명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역사’는 문서 속에 살아 있다
단돈 몇 만 원짜리였던 문서가 700년 전의 진품으로 밝혀지고, 이제는 수백억 원 가치의 문화재가 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역사의 숨결은 때로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남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무심코 넘긴 문서 한 장이, 역사의 퍼즐 조각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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