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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기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곳, 북한 검은모루 동굴 유적

마스터지 2025. 1. 8.

검은모루 동굴 유적: 한국 구석기 시대의 가장 오래된 발자취


한국 선사 시대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황해북도 상원군 흑우리에 위치한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지입니다. 이 유적은 전기 구석기 시대 초, 약 100만 년 전으로 추정되며, 대한민국 구석기 시대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발굴 경위, 층위 및 출토 유물, 시기와 연대, 그리고 그 의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발굴 경위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황해북도 상원군 흑우리에 위치한 우물봉(해발 117.58m) 남쪽 비탈의 석회암 동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동굴 앞 20m 아래로는 폭 2km에 달하는 저습 평원이 펼쳐져 있으며, 그 한가운데를 상원강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이 동굴은 우물봉 앞을 지나는 길에 묻혀 있었으나, 상원강의 제방 보강을 위한 채석 작업 중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좁고 긴 형태의 동굴은 천정이 파괴되어 현재는 남아 있지 않으며, 동굴 벽선 높이는 약 2m로 추정됩니다.

1966년부터 1970년까지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에 의해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동굴 길이 약 30m 범위 내에서 4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5개의 지층이 발굴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동물 화석과 석기가 출토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유적에 대한 설명입니다.

 

층위 및 출토 유물의 상세 분석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제3구획에서는 5개의 지층이 뚜렷하게 남아 있으며, 이 중 종유석층을 제외한 모든 지층은 자갈 포함층으로 수성 퇴적의 특징을 보입니다. 동물 화석은 1층, 3층, 4층에서 발견되었고, 석기는 4층에서만 출토되었습니다.

 

지층별 특징

 

  • 1층: 가늘고 긴 모래가 많이 섞인 자갈 포함층으로, 코뿔소와 사슴 등의 동물 화석이 출토되었습니다.
  • 2층: 아주 가는 노란 모래질 자갈 포함층으로,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3층: 가는 모래가 섞인 붉은 갈색 자갈 포함층으로, 동물 화석이 드문드문 출토되었습니다.
  • 4층: 붉은 갈색 자갈 포함층으로, 수많은 동물 화석이 흙과 엉켜 굳어져 있었습니다.
  • 5층: 종유석이 섞인 층으로, 구획에 따라 천장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출토 유물의 종류

 

  • 동물 화석: 총 7목 17과 23속 29종이 조사되었으며, 그 중 작은 포유동물 12종과 큰 포유동물 17종이 사멸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멸종 동물들은 전체의 59%를 차지하며, 당시 상원지방의 기후가 현재보다 덥고 습윤했음을 시사합니다.
  • 석기: 주먹도끼 모양 석기, 사다리꼴 석기, 뾰족끝 석기, 반달 모양 석기, 조각 석기, 차돌로 된 망치 등 6점이 출토되었습니다. 이 석기들은 때려내기 또는 내리쳐깨기 수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나, 인위적인 손질의 증거가 부족하여 제작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유적의 시기와 연대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북한 학계에서 약 100만 년 전의 전기 갱신세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자스핀공명법(ESR)을 통해 연대 측정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 학계에서는 동물 화석의 종 감정과 시기 추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정확한 종 감정을 통해 동물군의 복원이 선행되고, 이를 통해 유적의 연대와 자연환경을 보다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구석기 유적지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의의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발굴은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중요한 장소입니다. 특히, 이 유적에서 출토된 동물 화석과 석기는 구석기 시대 사람의 생활과 당시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다른 동굴 유적과 비교했을 때, 검은모루 유적은 다양한 종의 동물 화석과 높은 사멸종 비율을 보여주어 갱신세 동안의 자연환경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유적의 발굴 성과는 북한에서 구석기 시대를 전기, 중기, 후기의 3시기로 구분하는 기본 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동관진, 장덕리 유적과 더불어 한국 구석기 시대 연구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고고학적 발견과 이해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한국 구석기 시대의 가장 오래된 발자취를 간직한 소중한 유적지입니다. 이 유적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자연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더 많은 비밀이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의 선사 시대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역사적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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