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구석기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곳, 북한 검은모루 동굴 유적
검은모루 동굴 유적: 한국 구석기 시대의 가장 오래된 발자취
한국 선사 시대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황해북도 상원군 흑우리에 위치한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지입니다. 이 유적은 전기 구석기 시대 초, 약 100만 년 전으로 추정되며, 대한민국 구석기 시대 유적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발굴 경위, 층위 및 출토 유물, 시기와 연대, 그리고 그 의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발굴 경위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황해북도 상원군 흑우리에 위치한 우물봉(해발 117.58m) 남쪽 비탈의 석회암 동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동굴 앞 20m 아래로는 폭 2km에 달하는 저습 평원이 펼쳐져 있으며, 그 한가운데를 상원강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이 동굴은 우물봉 앞을 지나는 길에 묻혀 있었으나, 상원강의 제방 보강을 위한 채석 작업 중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좁고 긴 형태의 동굴은 천정이 파괴되어 현재는 남아 있지 않으며, 동굴 벽선 높이는 약 2m로 추정됩니다.
1966년부터 1970년까지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에 의해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동굴 길이 약 30m 범위 내에서 4개의 구획으로 나누어져 5개의 지층이 발굴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동물 화석과 석기가 출토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유적에 대한 설명입니다.
층위 및 출토 유물의 상세 분석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제3구획에서는 5개의 지층이 뚜렷하게 남아 있으며, 이 중 종유석층을 제외한 모든 지층은 자갈 포함층으로 수성 퇴적의 특징을 보입니다. 동물 화석은 1층, 3층, 4층에서 발견되었고, 석기는 4층에서만 출토되었습니다.
지층별 특징
- 1층: 가늘고 긴 모래가 많이 섞인 자갈 포함층으로, 코뿔소와 사슴 등의 동물 화석이 출토되었습니다.
- 2층: 아주 가는 노란 모래질 자갈 포함층으로,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3층: 가는 모래가 섞인 붉은 갈색 자갈 포함층으로, 동물 화석이 드문드문 출토되었습니다.
- 4층: 붉은 갈색 자갈 포함층으로, 수많은 동물 화석이 흙과 엉켜 굳어져 있었습니다.
- 5층: 종유석이 섞인 층으로, 구획에 따라 천장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출토 유물의 종류
- 동물 화석: 총 7목 17과 23속 29종이 조사되었으며, 그 중 작은 포유동물 12종과 큰 포유동물 17종이 사멸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멸종 동물들은 전체의 59%를 차지하며, 당시 상원지방의 기후가 현재보다 덥고 습윤했음을 시사합니다.
- 석기: 주먹도끼 모양 석기, 사다리꼴 석기, 뾰족끝 석기, 반달 모양 석기, 조각 석기, 차돌로 된 망치 등 6점이 출토되었습니다. 이 석기들은 때려내기 또는 내리쳐깨기 수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나, 인위적인 손질의 증거가 부족하여 제작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유적의 시기와 연대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북한 학계에서 약 100만 년 전의 전기 갱신세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자스핀공명법(ESR)을 통해 연대 측정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 학계에서는 동물 화석의 종 감정과 시기 추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정확한 종 감정을 통해 동물군의 복원이 선행되고, 이를 통해 유적의 연대와 자연환경을 보다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의의
검은모루 동굴 유적의 발굴은 한국 선사 문화 연구에 중요한 장소입니다. 특히, 이 유적에서 출토된 동물 화석과 석기는 구석기 시대 사람의 생활과 당시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다른 동굴 유적과 비교했을 때, 검은모루 유적은 다양한 종의 동물 화석과 높은 사멸종 비율을 보여주어 갱신세 동안의 자연환경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유적의 발굴 성과는 북한에서 구석기 시대를 전기, 중기, 후기의 3시기로 구분하는 기본 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동관진, 장덕리 유적과 더불어 한국 구석기 시대 연구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고고학적 발견과 이해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한국 구석기 시대의 가장 오래된 발자취를 간직한 소중한 유적지입니다. 이 유적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자연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더 많은 비밀이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의 선사 시대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검은모루 동굴 유적은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한 역사적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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